전력망 관련 시스템 자료를 읽었다. 개발 항목 목록에 이런 것이 있었다.
디지털 패킷망과 아날로그 시그널망 간 연결을 위한 변환기 개발
두 종류의 망이 있고 그 사이를 잇는 장치를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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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망이 다르다
패킷망과 신호망은 자료를 다루는 방식부터 다르다.
[패킷망]
데이터를 조각으로 나눠 보냄
주소가 있음
재전송·순서 재조립이 있음
[신호망]
전압·전류의 크기가 곧 값
주소가 없음
그 순간의 값
패킷망은 주소가 있고 재전송과 순서 재조립이 프로토콜에 들어 있다. 신호망은 선에 걸린 전압이나 전류의 크기가 곧 값이라 ADC 로 읽는 순간이 전부다.
성질이 완전히 다른 두 세계이고 그 경계에 TCP 도 CRC 도 없는 쪽을 마주한 변환기가 선다.
시간 개념이 다르다
차이 중에 가장 큰 것이 시간으로 보였다.
[패킷] 언제 도착할지 모름. 늦게 오거나 다시 올 수 있음
[신호] 지금 이 순간의 값
신호에는 조금 전 값이 없다. ADC 가 읽는 순간의 값뿐이고 지나간 값을 담아 두는 자리가 어디에도 없다.
패킷은 보낸 시각과 받은 시각이 다르다. 늦게 오거나 같은 것이 다시 올 수도 있어 받는 쪽이 정리해야 한다.
한쪽은 지금만 있고 다른 쪽은 지연과 순서가 있다. 이 둘을 잇는다는 것은 그 차이를 어딘가에서 흡수한다는 뜻이다.
제약 — 변환에서 정해야 할 것
한쪽을 다른 쪽으로 옮기려면 정할 것이 생긴다.
[신호 → 패킷]
언제 읽나 — 주기
얼마나 자주 보내나
안 변하면 안 보내나
[패킷 → 신호]
패킷이 안 오면 어떤 값을 내보내나
늦게 온 패킷을 반영하나
신호를 패킷으로 옮길 때는 ADC 를 도는 주기가 핵심이다. 신호는 연속인데 패킷은 이산이라 어디를 떠서 보낼지를 사람이 정해야 한다.
ADC 를 자주 돌리면 보낼 것이 많아지고 드물게 돌리면 그 사이 변화를 놓친다. 놓친 값은 신호 쪽에 안 남아 있으니 되찾을 수도 없다.
끊기면 뭘 내보내나
반대로 DAC 로 신호를 만들어 내보내는 방향에서는 끊겼을 때가 문제다.
[마지막 값 유지] 끊긴 걸 아래가 모름
[안전한 값으로] 릴레이를 끄는 등
[변화 없음 표시] 아래가 판단
DAC 가 마지막 값을 그대로 유지하면 아래쪽은 통신이 끊긴 것을 모르고 안전한 값으로 내리면 통신 문제가 곧 동작 변화가 된다.
릴레이 제어가 걸려 있으면 이 판단이 무거운데 잘못 유지하면 꺼져야 할 것이 계속 켜져 있게 된다.
자료에는 이 대목이 안 나와 있었고 설계 단계에서 정해야 할 자리로 보인다.
오류 검출이 따로 있었다
목록에 이런 항목도 있었다.
신호 통신 간 오류 검출 보드 모듈 설계
신호 통신 간 오류 검출 보드 모듈 제작
오류 검출이 별도 모듈로 잡혀 있다. 패킷 쪽에는 이미 있는 것이라 처음에는 왜 따로 만드는지 의아했다.
[패킷] 체크섬·CRC 가 규격에 포함
[신호] 값 자체뿐 — 틀렸는지 알 방법이 없음
패킷에는 CRC 같은 검사 값이 규격에 들어 있는데 신호에는 그런 자리가 없다. 전압이 5V 인데 잡음으로 4.8V 가 되면 그것이 원래 값인지 잡음인지 구분할 근거가 없다.
그래서 CRC 에 해당하는 것을 따로 붙여야 한다. 같은 값을 여러 번 읽어 비교하거나 정해진 폭을 벗어나면 버리거나 변화율이 비정상이면 의심하는 식이다.
주의 — 경계라는 자리
여기까지 읽고 정리되는 것이 있다.
[패킷망 안] 프로토콜이 많은 것을 해결
[신호망 안] 단순함
[경계] 양쪽 성질을 다 알아야 함
패킷망 안에서는 프로토콜이 많은 것을 해결해 주고 신호망 안은 그 자체로 단순하다. 어느 한쪽 안에 있으면 다룰 것이 정해져 있다.
경계에 서는 장치만 양쪽을 다 알아야 하고 ADC 주기와 DAC 끊김과 검출이 전부 여기서 결정된다.
전체 흐름 — 계층과 경로 선택
목록에 이런 항목도 있었다.
릴레이 제어보드 및 패킷 라우팅에 필요한 메인보드 제작
다중 라우터 환경에서 하위 장치 제어를 위한 보드
하위 장치라는 말이 나온 것을 보면 계층 구조이고 위가 있고 라우터가 여럿 있고 그 아래 장치들이 붙는다.
전력망이 물리적으로 넓어서 생긴 구조로 보인다. 한 곳에서 전부 닿게 하려면 중간에 모아 주는 층이 필요하다.
계층이 생기면 어느 라우터를 거쳐 갈지가 선택 사항이 된다. 자료에 유연한 망 제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고정 경로면 한 길이 끊겼을 때 끝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두 매체와 호환이라는 목적
전송 매체도 둘이 나왔다.
유선 패킷 데이터 네트워크(광) 라우팅을 위한 트랜시버
무선 패킷 데이터 네트워크 통신 확보
트랜시버가 붙는 광과 RF 무선이다. 광은 멀고 대용량이라 간선에 맞고 무선은 선을 못 놓는 말단에 맞는다.
무선 쪽에는 표현이 하나 더 붙어 있었다.
기존 관리 프로세스와의 호환성을 위해
새 기능이 아니라 호환이 목적이고 이미 RF 로 관리하는 체계가 있어 거기에 붙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읽힌다.
RF 쪽에 붙은 이 표현 하나가 설계의 방향을 정한다. 새 기능이면 우리가 좋다고 보는 대로 만들 수 있지만 호환이면 상대 규격을 따라야 하므로 고를 여지가 적다.
정리
- 패킷망과 신호망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
- 신호에는 조금 전 값이 없고
ADC가 읽는 순간의 값뿐이다 - 변환기는
ADC주기를 정해야 하고 놓친 값은 되찾을 수 없다 - 패킷이 끊겼을 때
DAC로 무엇을 내보낼지도 정해야 한다 - 릴레이 제어가 걸리면 그 판단이 동작 변화로 이어진다
- 패킷에는
CRC가 규격에 있는데 신호에는 그 자리가 없다 - 그래서 오류 검출을 별도 모듈로 만든다
- 경계에 선 장치만 양쪽 성질을 다 알아야 한다
- 거리 때문에 계층이 생기고 그러면 경로 선택이 따라온다
- 호환이 목적이면 상대 규격을 따라야 해서 고를 여지가 적다